건설/부동산

1, 2심에서 재판상 자백한 것임을 주장하여 대법원에서 파기환송을 이끌어낸 사례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다***** 판결)

담당 변호사

김진국 변호사

장영석 변호사

박기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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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소송에서 상대방의 주장에 대응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상대방이 주장하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부인, 그 사실은 인정하되 다른 사유를 들어 법률효과를 다투는 항변, 그리고 상대방의 주장과 일치하면서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그대로 진술하는 재판상 자백입니다. 이 구별은 단순한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이후 누가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지, 즉 입증책임의 소재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소송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사례는 상대방이 준비서면에서 사용한 표현이 재판상 자백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되었던 사건으로, 법무법인 해마루가 원고 소송대리인으로서 1심 원고 승소·항소심 원고 패소로 뒤바뀐 결과를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은(파기환송) 사례입니다.

사건의 개요

원고 등 4인은 1989년경 골프장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각자 명의로 사업 부지의 토지를 매수했습니다. 이후 2004년경 원고 등은 사업 추진을 위한 법인(피고 회사)을 설립하고, 원고를 포함한 토지 소유자들은 각자 매수해 두었던 토지의 소유권을 피고 회사에 이전했습니다.

원고의 주장은, 원고가 자신의 토지 지분(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 회사에 이전하는 대신 피고 회사가 그 부지에서 골프장 개발사업을 이행하기로 하는 별도의 합의(이 사건 합의)가 있었는데, 피고 회사가 개발허가를 받지 못해 사업을 중단하면서 그 합의를 이행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하였으므로, 합의를 해제하고 원상회복으로서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과 수용보상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1심과 항소심의 엇갈린 판단

1심은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이 사건 합의가 있었다는 점 자체는 양측 모두 인정하고 있다고 보면서도, 이후 사업을 포기하고 부지를 매각하여 대금을 나누기로 하는 별도의 정산합의가 있었다는 피고 측 주장은 증거가 없다고 보아 원고 전부 승소로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항소심은 결론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항소심은, 애초에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합의가 아니라 원고 등 개인들 사이의 동업약정이 있었을 뿐이고, 원고는 그 동업관계에서 탈퇴하려면 청산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하면서, 원고가 주장하는 재판상 자백에 대해서도 "피고가 준비서면에서 동업계약당사자인 개인과 이 사건 합의의 당사자인 피고 회사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였으므로 자백이 성립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상고심에서의 쟁점 구성

1심 승소, 항소심 패소라는 결과를 마주한 상황에서, 법무법인 해마루는 상고심 단계에서 여러 차례의 내부 검토와 서면 수정을 거쳐, 다음 두 가지를 핵심 상고이유로 구성했습니다.

1. 항소심이 재판상 자백의 성립과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는 점

2. 주식회사의 법리를 따르기로 하는 동업계약의 요건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이 있다는 점

특히 재판상 자백 쟁점에서는, 단순히 관련 대법원 판결을 인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피고 측이 실제로 각 변론기일에서 진술한 준비서면의 구체적인 문구와 시점을 하나하나 짚어, 피고가 사업 부지 매각 및 개발 포기를 이유로 '이 사건 합의가 이행불능 상태에 이르렀다'는 취지로 다툰 것 자체가 이미 그 전제인 '이 사건 합의의 존재'를 인정한 것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주장했습니다. 이는 상대방이 인정하는 전제 위에서 다른 사유(이행불능)를 들어 다투는 것은 전형적인 '항변'의 구조이고, 항변을 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으로 그 전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부각한 것입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먼저 재판상 자백의 법리를 다음과 같이 확인했습니다.

1)재판상 자백은 변론기일 또는 변론준비기일에서 상대방의 주장과 일치하면서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진술하는 것을 말하며, 준비서면 등에 자백에 해당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더라도 그것이 변론기일이나 변론준비기일에서 진술되거나 진술간주되면 재판상 자백이 성립합니다.

2) 그리고 재판상 자백이 성립하면 적법하게 취소되지 않는 한 법원도 이에 구속되어 자백 사실과 다른 판단을 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법리를 토대로, 대법원은 원심(항소심) 기록에 나타난 다음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확인했습니다.

- 원고는 이 사건 합의가 있었다는 내용이 기재된 소장을 1심 제1회 변론기일에서 진술함

- 피고 역시 원고가 부동산 소유권을 피고에게 이전하면서 이 사건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내용의 준비서면을 1심 제1회 변론기일에서 진술하였고, 이후 "이 사건 합의의 당사자인 원고와 피고가 사업을 포기하고 부지를 매각하기로 한 이상 이 사건 합의는 이행불능 상태에 이르렀다"는 내용의 준비서면을 1심 제7회 변론기일에서 진술함

대법원은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재판상 자백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를 부정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는 재판상 자백의 성립 및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환송했습니다.

이 사례가 갖는 의미

이 사건은 소송에서 상대방 주장에 대한 대응 방식이 갖는 의미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 상대방이 준비서면에서 어떤 취지로 다투었는지, 특히 그것이 애초의 전제 사실을 인정하면서 다른 사유(이행불능, 정산합의 등)를 내세우는 구조인지를 면밀히 분석하면, 그 자체가 재판상 자백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 재판상 자백이 일단 성립하면 법원도 이에 구속되므로, 상대방의 세부 주장 하나하나를 개별적으로 반박하는 것 못지않게, 전체 소송 경과에서 상대방이 어떤 전제를 인정하고 어떤 사유를 항변으로 내세웠는지를 재구성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 입증책임의 소재는 부인·항변·자백의 구별에 따라 달라지므로, 사건의 각 단계에서 이를 명확히 정리해 두는 것이 상고심과 같은 법률심 단계에서도 결정적인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민사소송에서는 법리 구성 못지않게 소송 기록 전체를 다시 짚어보며 상대방의 주장 구조를 재구성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특히 하급심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를 받으신 경우라도, 기록을 새로운 시각에서 분석하면 상고심에서 다른 결론을 이끌어낼 여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유사한 상황으로 고민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법무법인 해마루에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특정 사건에 관한 법원의 판단을 소개하는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