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하도급사의 착공 준비 미이행을 이유로 한 도급사의 공사계약 해지가 적법하다고 인정된 사례

요지

하도급업자가 현장대리인계 및 공정예정표 등 착공 준비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채 선급금을 공사 목적 외로 사용한 사안에서, 원사업자인 도급 건설사가 이를 이유로 한 공사계약 해지의 적법성을 인정받은 사례. 하도급업자가 오히려 계약 해지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법원은 착공 준비의무 불이행이 계약의 주요 내용 불이행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사업자 측 주장을 받아들였음.

수행변호사

유재민 변호사

사안의 개요

건설공사 현장에서는 도급인이 발주자로부터, 또는 원사업자가 도급인으로부터 선급금을 지급받은 후 정당한 이유 없이 착공 준비를 지연하거나 이행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본 사건(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18가단114912)은 원사업자인 건설사가 하도급업자의 착공 준비 미이행을 이유로 하도급계약을 해지하였는데, 하도급업자가 오히려 계약 해지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원사업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다.

당사자의 주장

원고(하도급업자)는 선행 공정이 지연되고 있었기 때문에 현장대리인계 및 공정예정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며, 선행 공정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착공 준비를 이행할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원사업자) 측은, 공사도급계약서상 원사업자는 하수급업체에게 현장대리인 선임계 제출, 공정예정표 제출, 하도급업체 선정 결과 보고 등을 요구할 수 있고 이는 실제 착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착공을 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절차에 불과함에도, 원고가 이와 관련된 어떠한 서류도 제출하지 않은 것은 공사이행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법원의 판단

원고는 착공 준비를 완료하고 현장대리인계를 제출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못하였다. 또한 원고가 지급받은 선급금이 공사 목적 외로 사용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계약 해지가 부당하다는 원고 주장의 신빙성은 더욱 낮아졌다.

법원은 공사계약 체결 후 현장대리인계 및 공정예정표를 제출하지 않은 일련의 행위가 계약의 주요 내용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원사업자의 계약 해지 통보가 적법하다고 인정하였다.

아울러 이 사건에서는 계약 해지 절차의 적법성 여부도 쟁점이 되었는데, 법원은 원사업자 측이 계약서상 정해진 해지 절차를 모두 준수하였다고 보아 절차적 위법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실무적 시사점

착공 준비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계약 해지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① 계약상 요구되는 착공 준비서류(현장대리인계, 공정예정표 등)의 불이행이 실제로 있었다는 점, ② 그러한 불이행이 계약의 주요 내용에 해당한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한다. 아울러 실무상 현장소장의 구두 통보나 계약서상 명시된 해지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채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적지 않으므로, 계약 해지의 실체적 요건이 충족되더라도 절차적 요건, 즉 계약서에 명시된 통지 방법·기간·절차를 엄격히 준수하는 것이 분쟁 예방 및 소송 대응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