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계약서 제목이 '물품공급계약서'라는 점을 이유로 인건비 상당의 추가 공사비를 청구한 사안 — 원사업자를 대리하여 전부 기각받은 사례

요지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체결한 계약서 제목이 '물품공급계약서'로 기재되어 있었으나 그 실질이 시공을 포함하는 계약이었던 사안에서, 수급사업자가 계약서 제목을 근거로 자신은 물품공급의무만 부담할 뿐이라고 주장하며 인건비·경비 등 추가 공사비를 청구한 사건. 계약의 실질이 시공계약이라는 점을 첨부 시방내역서, 재료비·노무비·경비 구분 산정 방식, 원사업자·발주자 간 계약금액과의 비교 등을 통해 입증하여 원고 청구를 전부 기각받은 사례.

수행변호사

유재민 변호사

배경 — 계약서 제목과 실질이 불일치하는 경우

건설산업기본법은 도급받은 공사를 일괄하도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도급받은 공사의 일부를 전부 하도급을 주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기 위하여 계약서 제목을 '물품공급계약서'로 기재하는 경우가 있다. 또는 착오로 기존에 사용하던 '물품공급계약서' 양식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계약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제목만 물품공급계약일 뿐 실질은 시공을 포함하는 계약인 경우가 적지 않다.

사안의 개요

이 사건은 원사업자를 대리한 사건으로, 수급사업자가 계약서 제목이 '물품공급계약서'로 기재된 점을 이용하여 자신은 물품 공급의무만을 부담할 뿐이라고 주장하였다. 수급사업자는 실제로는 원사업자의 지시에 따라 시공까지 담당하였으므로, 계약서에 기재된 금액은 순수 물품대금에 불과하고 이와 별도로 인건비·경비 등 추가 공사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를 제기하였다.

변론 방향 및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계약서 제목과 무관하게 계약의 실질이 시공계약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이를 입증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사정을 주장하였다.

첫째, 이 사건 계약서는 주요 내용을 별도 첨부 문서로 갈음하고 있었는데, 그 첨부 문서에는 시공과 관련한 구체적인 시방 내역이 기재되어 있었다.

둘째, 이 사건 계약은 시공을 전제로 체결된 것이어서 대금 산정 역시 재료비·노무비·경비로 구분하여 이루어졌는데, 이는 단가와 수량만을 기재하는 순수 물품공급계약의 산정 방식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셋째, 원사업자가 발주자와 체결한 계약의 계약금액과 비교해 보더라도, 이 사건 계약은 시공을 전제로 한 계약임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위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계약서 제목에도 불구하고 그 실질은 시공을 전제로 한 계약이라고 판단하고 원고(수급사업자)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아울러 원고는 이 사건에서 추가 공사대금을 청구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관련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못하였다.

실무적 시사점

건설업체와 상담을 하다 보면 종전에 사용하던 계약서 양식을 그대로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건 역시 그 과정에서 계약서 제목이 실질과 맞지 않는 '물품공급계약서'로 기재된 점이 분쟁의 발단이 되었다.

계약의 실질이 시공을 포함함에도 계약서 제목만 '물품공급계약서'로 기재하는 관행은, 일괄하도급 규제를 회피하려는 것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이 사건과 같이 상대방이 계약서 제목을 악용하여 추가 공사비를 청구하는 분쟁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원사업자로서는 시공을 포함하는 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계약서 제목과 실질을 일치시키고, 표준공사도급계약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득이 별도 양식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라도, 이 사건에서 유효하게 작용하였던 것처럼 ① 시방 내역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첨부 문서, ② 재료비·노무비·경비를 구분한 대금 산정 내역, ③ 상위 계약(발주자-원사업자 간 계약)과의 정합성을 갖춘 문서 체계를 갖추어 두는 것이 향후 유사한 분쟁에서 계약의 실질을 입증하는 데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