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
가구 제작을 완료하였으나 발주자의 사정으로 설치 전 공사가 중단된 사안에서, 원고(가구 제작·설치업자)가 계약서상 기성금 전액(약 9억 원)의 지급을 청구한 데 대하여, 계약의 목적물이 가구의 "제작"과 "설치"를 모두 포함한다는 점을 근거로 미설치 부분에 상응하는 기성고를 감액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법원으로부터 기성금 약 50% 감액 판단을 받아낸 사례.
수행변호사
배경 — 공사 중단 현장의 정산 문제
최근 건설 관련 상담 사례를 살펴보면, 공사가 중도에 중단된 경우의 정산과 관련한 분쟁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은행 대출이 실행되지 않거나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여 공사가 중단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건설현장이 중단되면 발주자, 원사업자, 수급사업자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히면서 소송 및 금전관계가 매우 복잡해지는 특징이 있다.
통상 은행 대출 문제로 공사가 중단되는 현장은 골조 공사가 완성되기 전 단계에서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래 소개하는 사건은 건물 공사의 마지막 단계인 가구 제작·설치 공정에서 공사가 중단된 사례로서(인천지방법원 2021가합61931, 2021년부터 수행하여 최근 선고), 골조 공사 중단 사례와는 다른 정산상의 특수성이 문제되었다.
사안의 개요
원고(가구 제작·설치업자)는 가구 제작을 완료하였으나 발주자 측 사정으로 공사가 중단되었다는 이유로, 계약서상 정해진 기성금 전액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청구금액은 약 9억 원에 이르렀다.
쟁점 및 주장 — 기성고 산정 기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가구 제작·설치 공사에서 "제작"은 완료되었으나 "설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기성금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가였다.
원고 측은 가구 제작이 이미 완료된 이상 계약서상 기성금 전액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 측(대리인)은 해당 계약의 목적물이 가구의 "제작" 및 "설치"를 모두 포함하는 것이므로, 가구를 제작하였더라도 이를 현장에 "설치"하지 않은 이상 설치 공정에 해당하는 기성고 부분은 아직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위 주장을 받아들여, 계약의 목적물인 가구 제작·설치 공사가 제작과 설치라는 두 단계의 공정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설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에 상응하는 기성금을 감액하는 판단을 하였다. 그 결과 원고가 청구한 기성금액 중 약 50% 상당이 감액되었다.
실무적 시사점
가구 제작·설치 공사와 같이 "제작"과 "설치"가 별도의 이행 단계로 구성되는 공사 유형에서는, 어느 한 단계(예컨대 제작)가 완료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계약서상 기성금 전액의 지급을 구할 수 없고, 실제 이행이 완료된 공정 범위에 한하여 기성고가 인정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법리는 가구 공사뿐 아니라 제작과 설치, 또는 납품과 시공이 별도의 공정으로 구분되는 유형의 공사(예: 커튼월, 창호, 특수 설비 등)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수급인 입장에서는 계약 체결 시 공정 단계별 기성고 산정 기준을 명확히 정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고, 발주자 입장에서는 공사가 중단된 경우 청구된 기성금이 실제 이행된 공정 범위에 부합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