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
커튼월 공법으로 시공된 건물 외벽에서 반사되는 태양반사광으로 인접 아파트 거주자들이 생활방해를 입은 사안에서, 대법원이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가 사회통념상 참을 한도를 초과하는지 판단하는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고, 나아가 손해배상청구와 별도로 태양반사광의 예방·배제를 구하는 방지(저감)청구가 가능하다는 법리를 최초로 인정한 사례. 상고 후 5년, 소 제기로부터 10년 만에 선고된 판결로, 원고 승소 취지가 확정됨.
수행변호사
사안의 개요
이 사건은 건물 외벽이 통유리로 시공된 대형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태양반사광이 인접 아파트 주거지에 유입되어 거주자들이 시야방해 등 생활상 고통을 겪은 사안으로, 소 제기로부터 약 10년, 대법원 상고로부터 약 5년이 경과한 시점에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었다. 이 판결은 태양반사광 피해와 관련하여 참을 한도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태양반사광 피해에 대한 저감(방지)청구권을 최초로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의 참을 한도 판단 기준
대법원은 이 사건과 동일한 쟁점이 문제되었던 해운대 소재 건물 관련 사건(대법원 2016다33202)에서 이미 인근 주민들의 피해를 인정한 바 있고, 그 판시 법리를 이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하였다.
즉, 인접 토지에 외벽이 유리로 된 건물이 건축되어 과도한 태양반사광이 발생하고 이것이 인접 주거지에 유입되어 거주자가 시야방해 등 생활상 고통을 받는 것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그로 인한 생활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참아야 할 정도를 넘어야 한다. 이러한 참을 한도 초과 여부는 태양반사광이 피해 건물에 유입되는 강도·각도, 유입 시기와 시간, 피해 건물 창·거실 등의 위치에 따른 피해의 성질과 정도, 피해이익의 내용, 가해 건물 건축의 경위 및 공공성, 두 건물 사이의 이격거리, 건축법령상 공법적 규제 위반 여부, 지역의 용도 및 이용 현황, 피해 저감조치와 손해회피 가능성, 토지 이용의 선후관계, 교섭경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
태양반사광 생활방해에 관한 대법원의 판단 — 일조방해와의 구별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에 대해서는 일조방해와는 다른 판단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하였다.
첫째, 빛 반사 밝기가 일정 수치(25,000 cd/m²)를 초과하는 경우 기본적인 주거생활에 불편이 발생한다. 둘째, 태양직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는 순수하게 자연에 의한 것으로서 책임을 발생시키지 않는 반면,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는 태양광이 인위적으로 축조된 건물 외벽과 결합하여 발생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셋째, 태양반사광 침해는 반사된 강한 빛이 직접 눈에 들어와 시각장애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일조방해보다 더 적극적인 침습의 형태를 띤다.
이러한 전제 위에서 대법원은, 원고들 가구에 유입되는 반사광 밝기가 기준치의 440배에서 29,200배에 이르는 점, 연중 약 7개월가량 피해가 지속되는 점, 주거 목적의 아파트가 먼저 신축되었고 주변에 동일한 커튼월 공법으로 시공된 건물 사례가 없었던 점, 가해 건물 측이 거주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원고들의 피해가 참을 한도를 초과한다고 판단하였다.
태양반사광 저감청구권의 최초 인정
대법원은 나아가 태양반사광 피해에 대한 저감(방지)청구권을 최초로 인정하면서, 태양반사광의 예방 또는 배제를 구하는 방지청구는 금전배상을 구하는 손해배상청구와 그 내용과 요건을 달리하므로 동일한 사정이라도 청구의 내용에 따라 고려요소의 중요도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방지청구가 인용될 경우 소송당사자뿐 아니라 제3자의 이해관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법원은 방지청구 인용 시 청구인이 얻는 이익과 상대방·제3자가 입는 불이익을 비교형량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한편 1심 법원은 태양반사광 피해를 저감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며 피고에게 그중 하나를 선택하여 시행할 것을 명하는 취지로 판단하기도 하였으나, 피고 측은 이 사건 확정 시점까지 별다른 저감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실무적 시사점 및 향후 전망
(1) 기존 커튼월 공법 건물 관련
이번 대법원 판결로 참을 한도 판단 기준이 구체화됨에 따라, 향후 유사한 태양반사광 피해를 입은 인근 거주자들은 해당 기준에 따라 참을 한도 초과가 인정되는 경우 가해 건물 소유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아울러 저감청구권이 인정됨에 따라, 손해배상과 함께 태양반사광 피해의 예방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요청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태양반사광 저감 방안에 관해서는 외부 차양을 활용한 반사현휘 저감 방안 등 건축공학 분야의 선행 연구가 존재하고, 실제로 저감 조치를 시행한 건물 사례도 있어 실무적으로 참고할 수 있다.
(2) 향후 신축 건물 관련
현재까지 경면반사에 따른 태양반사광을 직접 규제하는 법령은 제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고려할 때, 향후 커튼월 공법으로 시공되는 건물이라도 외벽의 빛 반사를 완화하는 조치를 함께 설계·시공하는 방향으로 실무 관행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법령 제정 및 환경영향평가 항목 추가 등 제도적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3) 태양광 발전시설 관련
태양광 발전설비로 인한 눈부심 피해를 인정한 해외 판례(독일 뒤셀도르프 주 고등법원 2017. 7. 21. 선고 U35/17 판결)도 존재하는바, 최근 각지에서 신축되고 있는 태양광 발전시설과 관련하여서도 이 사건의 법리, 즉 참을 한도 초과 시 손해배상 및 저감조치 청구가 가능하다는 법리가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