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지체상금약정이 없는 공사계약의 위험성 — 개인 건축주가 체결하는 불공정 계약서의 문제점

요지

법인·부동산회사와 달리 일반 개인이 건축주인 경우 시공사가 제시하는 계약서를 그대로 체결하는 경우가 많고, 이때 지체상금약정이 없거나 지체상금율이 통상보다 현저히 낮게(연 5%, 지체일수당 1/10000 등)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지체상금약정이 없는 계약을 체결한 개인 건축주가 시공사의 공사 지연 및 타절로 인한 손해를 입증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은 사례를 통해, 지체상금약정의 실무적 중요성을 확인한 사례.

수행변호사

유재민 변호사

개인 건축주 계약서의 구조적 문제

법인이나 부동산회사가 건축주인 경우에는 통상 자체 법무 검토를 거치거나 협상력을 갖추고 있어, 시공사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거나 불공정한 계약서로 계약이 체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일반 개인이 건축주인 경우에는 시공사가 제시하는 계약서 양식을 그대로 수용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고, 그 계약서는 시공사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성되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지체상금약정과 관련된 조항으로, ① 지체상금약정 자체가 없거나, ② 지체상금율이 통상적인 지체일수당 1/1,000이 아니라 '연 5%'나 '지체일수당 1/10,000' 등 현저히 낮은 비율로 정해지는 경우이다.

 

사안의 개요

의뢰인은 개인 건축주로서 시공사와 지체상금약정이 없는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시공사는 착공 이후 공사를 사실상 진행하지 않았고, 준공기일이 경과하도록 터파기 공사조차 이행하지 않았다. 의뢰인이 이에 항의하자 시공사는 오히려 선급금 이외의 추가 금액 지급을 요구하였고, 의뢰인이 이를 거절하자 공사를 타절하였다.

소송상 쟁점 및 어려움

수행 과정에서는 ① 기성률 대비 과다 지급된 선급금의 반환, ② 공사 지연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함께 주장하였다. 그러나 지체상금약정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건축주가 입은 실제 손해(지연손해)를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였다. 지체상금약정이 있었다면 약정된 상금률에 따라 지연기간에 비례하여 손해액을 산정할 수 있었겠으나, 약정이 없는 이 사건에서는 실손해의 발생 및 액수를 개별적으로 주장·입증해야 했기 때문이다.

감정 결과 및 조정 경과

이후 진행된 감정절차를 통해 시공사가 실제 기성률 대비 약 2억 원을 과다하게 지급받은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지체상금약정이 존재하지 않는 사정을 고려하여, 위 과다 지급액 반환에 더하여 건축주가 추가로 1억 원을 지급받는 수준에서 사건을 정리할 것을 권고하였다. 의뢰인은 오랜 고민 끝에 위 권고안을 수용하였다.

건설분쟁 예방을 위한 포인트 

이 사건을 통해 지체상금약정이 없는 상황에서는 공사 지연에 따른 손해를 입증하는 것이 실무상 매우 어렵다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개인 건축주가 공사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다음 사항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첫째, 계약서에 지체상금약정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지체상금약정이 없으면 공사 지연 시 실손해를 개별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된다.

둘째, 지체상금율이 통상적인 수준(지체일수당 1/1,000 내외)으로 정해져 있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연 5%'나 '지체일수당 1/10,000' 등 현저히 낮은 비율로 정해진 경우 실질적으로 지체상금약정이 없는 것과 다름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셋째, 시공사가 제시하는 표준 계약서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계약 체결 전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 지체상금·선급금 반환·기성고 산정 방식 등 핵심 조항을 점검하는 것이 분쟁 예방에 필수적이다.

넷째, 공사 진행 중 시공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공정을 진행하지 않는 경우, 지체상금약정의 유무와 무관하게 조기에 증거(현장 사진, 공정 확인서 등)를 확보해 두어야 추후 분쟁 시 손해 입증에 활용할 수 있다.